아티스트 : UMC
앨범 : XSLP
들어야 할 사람 : 정말 '쉬운' 힙합을 듣고 싶은 사람들
라임 맞춘답시고 앞 뒤 말도 안 맞는걸 주절거리는 꼴 못 들어주겠다.
피해야 할 사람 : 라임이 안 맞는 랩은 죽어도 힙합으로 인정 못 하겠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패러독스라면 '규칙이 존재해야 자유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쉽게 말해서 일정한 큰 틀이 있어야 그 허용된 범위 안에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뜬금없이 왠 자유와 규칙 이야기냐 하면 UMC의 이 앨범이 던지는 주제가 바로 그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힙합 아티스트건 항상 부르짖는 단 하나의 공통된 주제라면 '자유'다.
그러나 하나의 정신과 문화가 변질됨 없이 전승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 그저 관습으로 굳어지기 쉽상이다.
지금 현재 한국의 힙합이란게 그렇다.
자유 자유 자유를 외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라임이라는 것에 얽메이고,
이유도 제대로 모른 채 기성세대에게(혹은 기득권에게) 끝도없는 적개심을 드러내며
'반항해야 한다. 저항해야 한다'라는 하나의 원칙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왜 힙합으로 사랑 얘기를 하면 수준이 낮은 것인지 모르겠다.
사랑이야 말로 인류 전체를 관통하는 영원하고도 유일한 단 하나의 주제 아닌가.
UMC의 shubidubidubdub이라는 곡의 가사다.
'Tonight`s freaky party; 여자들앞에서 넌 랩을 왜해
분위기 깨 `더러운 사회`가 왜나와
"사랑노래를 부르면 진정한 힙합이 아니야 임마"
내가 졌다 콘돔을 쓰면은 진정한 sex가 아니다'
또 다른 소절
번뇌 고뇌 좌뇌 우뇌
그래 우뢰매
이런게 라임이랍시고 써놓고 서로들 칭찬을 하네
현실 진실 상실 결실 좌심실 우심실!
그가 힙합에 대해 대화를 해보려 해도 그는 철저히 무시 당한다.
라임이 없다는 이유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되 묻는다.
'라임을 맞춘다는 규칙에 얽메여 자기가 하고싶은 말이 뭔지도 모른 채 문법에도 안 맞는 말을
주절거리는 것이 옳은가?'
라임은 내 얘기를 하기 위해 있는 것인데, 라임 때문에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못 한다면, 이건 너무나도 심한 주객전도가 아닌가.
'좀더 넓고 크게 볼 줄 아는 열린 사고'
이게 내가 UMC를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로 그는 여유롭다.
사회비판의 메세지를 담은 음악이 평범한 사람들을 질리게 하는 이유는 과격함 때문이다.
필요 이상으로 과격한 노랫말과 표현은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마저 질려버리게 만든다.
UMC는 그런 부분에서 훨씬 영리하다.
진정한 힙합전사 우리나라 국회의원
졸라 큰 차 끌고 다니구 매일 서로 Diss하쟎아
어우 죄송해요 닥칠게요 당신은 5선의원
우리 삼촌처럼 금남로에서 척추뽑히긴 싫어
오늘은 5월 18일 신문엔 광주이야기
20년전에도 기자였던놈 그때 쓴 말 또 써봐라
눈에 핏발 세우고 욕설을 퍼붓는게 아니라, '그래 너 잘났다'하고 뒤돌아서서 비웃으며
낄낄거리며 친구에게 말을 건네듯이 물어온다.
'야. 저자식 짜증나지 않냐?'
내가 UMC를 좋아하는 두 번째 이유다.
진짜 중요한 것, 진짜 지켜야 하는 규칙과 원칙이 뭔지를 아는 현명함과
비판 할 대상들을 한 발짝 물러서서 관망할 줄 아는 여유.
요즘 한국 힙합씬에서 UMC가 '완전소중'한 이유다.
(UMC는 군대를 다녀온 뒤, 홈페이지에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워하고 있다. UMC 돌아오시라. 당신이 계도 할 사람이 아직도
너무 많다. 뭐 당신이라면 그 들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비웃을것 같긴 하지만)
(사족이 길긴 하지만 이거 하나는 꼭 밝혀야겠다.
라임이 없다고 플로우도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플로우만큼은 단연코 동급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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