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딱 이 속도로 흐른다.
내가 초등학교 무렵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집에는 유모가 있었다.
그러나 내 안에서 '자아'라는게 꿈틀댈 무렵부터 나는 그 유모를 퍽이나 싫어했다.
돌이켜보면 유모 할머니는 꽤 좋아하면서도
단순히 '혼자'라는 감각을 즐기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겨우 5살짜리 꼬맹이 주제에.
결국 6살쯤부터는 집에서 혼자 지내기 시작했었다.
학원에서 돌아와 냉장고를 열어 그 날의 간식을 꺼내들고 책상에 앉는다.
그리고는 오디오를 틀어놓고 음악을 듣거나
우유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그러다 지루해 질 무렵 설핏 잠이 오면
이불을 펴고 누워서 잠이 들곤 했다.
그리고
그 잠에서 깨어나보면 지금의 내 모습이다.
잠에서 덜 깬 멍한 상태로
지나간 모든 것들이 깨어져버린 유리 조각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에
몸서리 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시간의 파편은 내 온 몸에 상처를 남겨서, 가끔 그 상처가 욱씬거리며 저려오곤 한다.
다시 찾아 온 그 통증에 가슴을 움켜쥐고 헐떡이며 눈을 감는다.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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