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 W (Where the story ends)
앨범 : Where the story ends
들어야 할 사람 : 아래의 피해야 할 사람의 유형이 아니라면 전부.
피해야 할 사람 : 난 무조건 가슴을 쥐어짜는 소몰이 창법이 좋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게시판(또는 그걸 지원하는 그 어떤 공간이건)이 있고,
그 중에서 음악, 저작권 등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게시판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식의 소모적 논쟁을 싫어하기 때문에 직접 글을 남기거나 참여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정말 거슬리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 음반은 살 만한 가치가 없어요'
'들어주는것만도 고맙죠'
자.. 그래.
이미 시장의 구조 자체가 너무나 변해버렸고, 음원의 유출을 막아보려해도,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시대가 와 버렸다. 지금의 기형적인 작태는 바뀌어 버린 시대에 저작권자들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라 자조적으로 생각한다.
근데 아티스트의 보잘 것 없는 음악을 선심쓴다는 듯 '들어주겠다'는건 또 뭔가?
('애써서 봉사 해 줄 필요없습니다. 듣지 마세요'라고 하고싶다)
그런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이거다(그들은 이게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
다. 길에서 파는 떡볶이를 마구 집어먹고 이 쑤시면서 '맛도 없는거 먹어줬으니 고마운 줄
아쇼'하는게 정당하단 얘긴가?).
'음반을 사봤자 타이틀 곡 한 두개만 들을만 하고 나머지는 그냥 자리만 채운거라 음반을
살 가치가 없어요.'
그래 그래.
해답은 이거다.
W
이들이 바로 그 들이 찾는 '모든 곡이 타이틀인 아티스트'다.
밴드와 일렉트로니카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하는 이 들의 음악은
'은하철도의 밤'과 '만화가의 사려깊은 고양이'의 감성으로 다가오는가 하면
'소년세계'와 'Shocking pink rose'의 재기발랄함으로 듣는 이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Highway star'와 'Everybody wants you'의 일렉 사운드로 허를 찌른다.
더불어 가사가 참 마음에 드는데, 동화를 듣고있다는 느낌이 든다.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곡의 가사다.
'수많은 마음과 또 마음이 부딪혀 우는 밤
스쳐가는 만남과 또 이별의 추억으로
빛나는 은빛 별들의 바다'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하는 가사를 쓰는 건 쉽지만
이렇게 듣는 사람을 동화속으로 잡아뜨는 힘이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실제로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동화책에서 모티브를 따오긴 했다지만.)
두 번째로 만화가의 사려깊은 고양이라는 곡의 가사
'이 맘 때쯤 너는 항상 조금씩 말이 없어지네
날 위한 생선 한 조각도 너는 잊어버린걸까
밤새 펜촉 긁는 소리 좁은 방 온통 어지러운 스크린 톤
차마 눈치 없이 너를 조를 수 없었네
비 내리는 아침 어느새 가득 웅크린 채 잠든 너의 곁에 가만히 난 누웠네
반짝 빛나던 네 손 끝에 흘러가는 꿈 한 자락
나는 너를 믿을게 나는 널 기다릴게
차가운 전화벨 소리 도대체 무슨 얘긴걸까
천천히 아주 오랫동안 너는 울고만 있었네'
듣는 것 만으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재기발랄함과 동화적 감성.
일렉트로니카와 밴드음악.
나는 이런 양 극단을 영리하게 오가는 이 들의 음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이 들의 음악을 들으면 참 '말랑 말랑 쫄깃 쫄깃하다'라고 느낀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내 얘기가 무슨 의미인지는 '들어보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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