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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3 데인 상처
  2. 2007/12/16
얼마전에 손가락을 데었습니다.

바보같이 커피를 쏟고 말았어요.

찬 물에 상처를 담그고 있었더니 좀 괜찮아지더군요.

근데 말이죠

겉으로는 아무 이상도 없는 그 상처가

그 이후로 한동안 뜨거움에 더 예민해지더라구요.

다른 손가락에는 그저 미지근할 뿐 인데도

화들짝 놀랄 정도로 뜨겁게 느껴지고 그러더라구요.

덕분에 한 동안 고생 좀 했죠.

그때 저는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거든요.

지금요?

지금은 물론 괜찮죠.

그 때 데었던 그 손가락도 이제는 다른 손가락들처럼 무덤덤해졌어요.

사랑이 그래요.

기억이 그런가봐요.

당신이라는 사람에게,

당신의 사랑에 데인 상처가

짓무르고, 많이 아팠거든요.

한 동안 별거 아닌 일에도 화들짝 놀라고, 눈물 흘리고

당신에게 데인 그 상처가 너무 뜨거워서

날 사랑해주는 그 사람의 마음이 너무 뜨겁게 느껴져서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듯이...

그 사람의 마음도 차갑게 차갑게 외면하기만 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렇더라구요.

아직도 당신이라는 사람은

화상자국처럼 내게 남아있지만

이제 아프지는 않아요.

당신을 영원히 내 몸에 새기고, 기억하며 살아갈게요.

그 곳에서는 아프지 않길 바래요.

너무 오랫동안 아팠던 당신이니까.

끝까지 저한테 웃어주려고 했던 당신인데

저는 한 번도 웃어주지 못 했네요.

저도 언젠가 그 곳으로 가겠죠.

그땐 우리 웃어요.

그 때까지 나랑, 내가 지금 사랑하는 그 사람.

지켜봐줘요.

안녕히.

먼  곳에서도 언제까지나.




                                                                                         10년 전 그 시절이 문득 떠오른

                                                                                                             당신의 R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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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 l 2008/02/13 16:21

'이제 됐어. 돌아가도 좋아'

새로 들여온 커피를 정리하며 점장은 말했다.

'아직 시간도 좀 남았고.. 더 있어도 괜찮은데요'

원두를 꺼내 향을 맡으며 다시 얘기한다

'돌아가도 좋아'

나는 잠깐의 적막이 흐르고나서야 대답했다.

'그럼. 내일 뵙죠'

앞치마를 벗어두고 가방을 메고 가게문을 열고 나선다.

'어이'

막 두번째 발걸음을 내딛던 내가 점장의 부름에 뒤돌아보자

점장은 우산 하나를 던져준다.

'오늘은 비가 온다더군'

'그런 하늘이네요..'

가게를 나서서 길을 걷는다.

익숙한 역을 몇개 지나고 익숙한 가게를 지나

익숙한 골목에 다다르고 익숙한 아스팔트 위에서

곰을 만났다.

버려진지 오래된듯 잔뜩 먼지가 묻어서 회색빛이 되어버린

커다란 곰인형.

'저기..'

'응?'

'괜찮으면 나를 데려가지 않을래?'

'내가?'

'그래. 너 말이야'

'나라도 괜찮을까?'

'너니까 괜찮아'

'언제부터 여기 있었니?'

'보름정도'

'더 좋은 사람을 알고있는데. 괜찮겠니?'

'네가 괜찮다면 나는 아무래도 좋아'

'고마워'

나는 그 곰을 가슴에 가득 끌어안고 다시 걷는다.

'저기'

'응'

'우산을 쓰는게 좋을거야. 이제 곧 비가 올거거든'

우리는 약속이나 한것처럼 내 손에 들려진 우산을 쳐다봤다.

'괜찮아. 비 맞는건 익숙하니까'

'나랑 같네'

'비를 맞은적이 있니?'

'버려진지 이틀째쯤에..'

'차가웠니?'

'따뜻했어'

'슬펐니?'

'아니'

곧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비를 맞으며 계속 걸어서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누구세요?'

'나야'

책이라도 읽고 있었는지 안경을 낀 그녀가 문을 열었다.

'책 읽고 있었나보네'

'어떻게 알았지?'

내가 말없이 눈을 가리키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 시간에 무슨일?'

내가 말없이 곰을 내밀자 그녀는 다시 웃으며 말한다.

'멋진 곰이네'

이번에는 내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길 가다가 우연히 만났어. 새 친구를 찾고있나봐'

'멋진 곰이네'

'그렇지?'

'멋진 곰이야'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고

그런 우리를 바라보는 곰이 한마리 있었다.

버려진지 보름만에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

멋진 곰 한마리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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